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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북악산 자락, 서울의 맥박을 따라가는 길

    서울에 살고 있으면서도 우리가 자주 잊고 지내는 것 중 하나는, 이 도시에 ‘산’이 많다는 사실입니다. 그리고 그 산들은 도시의 소음과 시간을 멈추게 할 만큼 조용하고 아름다운 ‘길’을 품고 있죠. 그중에서도 북악산과 인왕산을 잇는 드라이브 코스는 서울의 사계를 고스란히 느낄 수 있는 가장 아름다운 도로 중 하나입니다.

    1. 북악스카이웨이 – 도시 위를 흐르는 바람의 길

    북악스카이웨이는 성북동에서 시작해 북악산을 감싸 안으며 한양도성길을 따라 부암동까지 연결되는 약 10km의 길입니다. 이 길은 서울에서 손에 꼽히는 드라이브 명소이며, 특히 가을의 단풍철과 봄의 벚꽃철에는 마치 동화 속을 달리는 듯한 느낌을 줍니다.

    길 중간에 위치한 팔각정 전망대에 잠시 정차해보세요. 서울 도심을 내려다보며 한숨 돌리기에 딱 좋은 곳입니다. 시야를 가로지르는 남산타워와, 한강 너머로 뻗어가는 빌딩 숲은 도시의 역동성과 고요함을 동시에 선사합니다.

    📍 팔각정 주소: 서울 종로구 북악산로 267
    🅿️ 주차 가능, 야간 조명 완비, 무료입장

    2. 자하손만두 – 서울에서 가장 정갈한 만두 한 상

    팔각정에서 부암동으로 내려가는 길목, 고즈넉한 언덕 끝에 자리한 한옥집이 있습니다. 이곳이 바로 ‘자하손만두’. 곱게 빚어진 만두와, 진한 국물 맛으로 서울 토박이들 사이에서도 단골이 많은 집입니다. 특히 뽀얀 사골국물에 담긴 손만두국은 단순한 한 끼를 넘어, 마음까지 따뜻하게 녹여주는 위로의 음식입니다.

    📍 주소: 서울 종로구 백석동길 12
    ⏰ 영업시간: 오전 11:00 ~ 오후 8:00 (매주 월요일 휴무)


    윤동주 시인의 언덕 – 시와 하늘 사이에서 걷다

    부암동을 조금만 더 걸으면 만날 수 있는 이 언덕은, 일제강점기 짧은 생을 살다 간 윤동주 시인을 기리기 위해 조성된 장소입니다. 북악산과 인왕산이 맞닿는 경계, 서울 성곽길이 숨 쉬는 그 자리에 자리한 이 언덕은 사색하기에 참 좋은 공간입니다.

    나무로 짜인 전망데크에 올라 시인의 시 한 편을 읽고 나면, 발아래 펼쳐진 서울의 풍경이 더욱 깊이 있게 다가옵니다.

    📍 주소: 서울 종로구 창의문로 116-1
    🎟️ 무료입장, 산책로 및 시비(詩碑) 설치


    인왕스카이웨이 – 구불구불한 시선의 여백

    윤동주 언덕을 지나 인왕산 자락으로 접어들면, 인왕스카이웨이가 시작됩니다. 북악스카이웨이에 비해 훨씬 짧지만, 그만큼 밀도 있게 서울의 속살을 담고 있는 길입니다. 도로 옆으로 펼쳐지는 성곽길과, 틈틈이 보이는 한옥 마을의 지붕들이 정겹습니다.

    이 길을 따라가다 보면, 이내 서촌에 닿습니다. 서울에서도 손꼽히는 감성동네, 한옥과 현대 건축이 공존하며 세월의 결을 느낄 수 있는 동네입니다.


    감성 카페 – 조셉의 커피나무

    서촌 골목을 걷다보면 나무문과 초록 덩굴이 어우러진 작은 카페가 보입니다. 조셉의 커피나무는 부암동에서 가장 아름다운 커피 공간 중 하나로, 직접 로스팅한 원두와 아늑한 분위기로 유명합니다.

    카페 내부에는 서가와 빈티지 소품들이 어우러져 있으며, 창밖으로 보이는 풍경은 마치 한 폭의 수채화 같습니다. 혼자여도 좋고, 둘이어도 좋은 곳. 이곳에서 커피 한 잔과 책 한 권은, 도시에서 찾은 작은 쉼표가 되어줍니다.

    📍 주소: 서울 종로구 창의문로 5가길 29
    ☕ 추천메뉴: 핸드드립 커피, 단호박라떼


    남산순환도로 – 서울 야경의 정점

    인왕산과 서촌의 여정을 마무리하고 남산방면으로 내려오다 보면, 이내 남산순환도로에 닿습니다. 이 도로는 명동에서 시작해 남산타워를 중심으로 서울 도심을 한 바퀴 돌아보게 해주는 코스로, 야간 드라이브 코스로는 단연 최고입니다.

    해 질 무렵, 남산타워 전망대에서 내려다보는 서울은 또 다른 도시처럼 보입니다. 빛으로 수놓아진 도심 속에서 서울은 여전히 살아 움직이고 있고, 당신은 그 도시 위를 조용히 흘러가고 있는 셈이죠.

    📍 남산타워 주차장: 서울 중구 남산공원길 105
    🕯️ 야간 조명 운영 (22:00까지)


    감성적인 숙소 추천 – 학고재, 서울유스호스텔

    1. 학고재 – 전통 한옥 속에서 머무는 서울의 밤

    북촌 한복판에 위치한 학고재는 단순한 숙박 이상의 경험을 줍니다. 600년 역사를 간직한 한옥을 현대적으로 리모델링한 이곳은, 마당을 중심으로 방이 배치되어 있으며, 온돌방과 창살문, 족욕탕이 갖춰져 있습니다.

    조식은 한식 반상으로 제공되며, 서울에서의 하루를 정갈하게 마무리하기에 안성맞춤입니다.

    📍 주소: 서울 종로구 삼청로 31
    💰 1박 기준 20만원대~ (시즌별 변동)

    2. 서울유스호스텔 – 경제적이면서 깔끔한 도심 숙소

    좀 더 실속 있고 깔끔한 숙소를 찾는다면 서울유스호스텔을 추천합니다. 남산 자락에 위치해 있어 드라이브 동선을 마무리하기에도 좋고, 명동까지 도보 이동도 가능합니다. 청결하고 조용한 시설에 비해 가격은 매우 합리적입니다.

    📍 주소: 서울 중구 퇴계로26가길 60
    💰 1인 기준 3~5만원대


    마무리하며 – 느림을 기억하는 길 위에서

    서울은 빠른 도시입니다. 그러나 오늘 우리가 걸었던 이 길 위에서는, 모든 것이 조금 느리고, 조금 깊고, 조금 더 사람 냄새 납니다. 북악산길을 따라 부암동과 서촌, 남산까지 이어지는 이 여정은 단순한 드라이브가 아닙니다. 서울이 품고 있는 시간과 이야기를 천천히 따라가는 여행입니다.

    지금이라도 좋습니다. 차에 몸을 싣고, 천천히 그 길을 걸어보세요. 당신도 모르게 마음의 속도가 줄어들고, ‘서울’이라는 도시가 다시 좋아질 테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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